판자촌, 철거민, 그들은 떼쟁이들인가.
재개발, 이것이 기회다 뜯어낼 수 있을 만큼 뜯어내자는 욕심쟁이 심보로 버띵기고 재개발을 방해하는 사회악인가
경찰, 그들은 민중의 지팡이인가.
국민들이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 신속히 달려와주는 구세주인가. 부정의를 목격했을 때 우리는 112를 누르며 안심할 수 있는가
과연, 과연 그런가
전혀 아니다!
철거민분들은 보상금으로 한 몫 단단히 챙기자는 심보로 버티고 서있던 것이 아니다. 살기위해서였다.
평범하게, 열심히 살아가셨던 분들이다.
갑자기 용역깡패들이 괴롭히고, 폭력을 일삼고, 말도안되게 적은 보상금만 던져주며 나가라는데
어찌 순순히 나갈 수 있으랴, 억울하고, 막막할 것이다.
답답한 마음으로 망루에 오른 그들이 원했던 것은 대화였다.
하지만 정부, 저들이 대화에 응하지 않는 것이 당연했다. 그들에게는 마땅한 논리가 없기 때문이다.
오직 재벌들의 이익챙김을 위해서 움직일 뿐인 저들은 정당한 근거를 들며 대화할 능력이 없는 자들이다.
그들이 가진 유일한 것은 경찰력뿐. 그렇다.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라 정부의 비호 역할만 하고있다.
역겹다. 용역깡패들과 한패가 되어 국민의, 시민의 삶을 짓밟고 생명을 꺼트리는 저들.
이렇게 증거가 뚜렷한데도 잘못을 인정하지조차 않고있다. 벌써 반년이나 지났는데.
모든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것인가? 가소롭다.
그래서 우리는 잊을 수 없다. 잊지 않을 것이다. 똑똑히 기억하고 있을 것이며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싸울 것이다!
징그러운 저들의 짓에 함께 슬퍼하고 함께 분노하는 분들이 있어서
그래도 다행이 이렇게 장례가 치러졌다.
355일만이란다.
분노하지 않았다면,
도망갔다면, 그냥 수그렸다면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나몰라라 했을 저들을 생각하니 치가 떨린다.
눈이 눈물로 느껴진 건 처음이다.
...
눈물을 닦고, 슬픔을 안고.
이런 세상.
돈있는 사람은 계속 부자.
돈없는 사람은 계속 서민.
재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돈없는 사람 몰아내고
삐까뻔쩍한 빌딩 올려서 세상을 '사는 것'으로 만드는 이런 세상.
돈 없는 나는 요리조리 연구해서 세상을 '사는' 사람이 되려 하지 않을테다.
세상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