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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성 세대가 생각하는 기존의 청소년 소설과 다른 어떤 독특한 면이 있나?
‘기존의 청소년 소설’은 ‘나비를 잡는 아버지’나 ‘유진과 유진’처럼 세상은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주며 조금은 억지로 느껴질 수 있는 교훈을 주는 것이라고 보았다.
컬러풀과 위저드 베이커리는 이와 달리 현실을 직설적이고 노골적으로 말한다. 좋은 것, 아름다운 것만 얘기하지 않는다. 이렇게 현실을 직관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어른들의 위선을 폭로한다. 부모들은 완벽하고 가르침을 주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다. 컬러풀에서는 주인공을 자살로 내몰고, 위저드 베이커리에서는 실어증과 가출로 내몬다.
또한 아름답지만은 않은 현실을 살아가면서 성장하는 주인공을 그린다. 이 때 청소년 주인공은 뭔가 가르침 받는 대상이 아니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이 두 소설은 청소년에게 뭔가 가르치려는 어른의 입장이 아니라, 청소년의 입장에서 서술한 것 같다.
주인공은 현실과 직접 맞서면서 성장한다. 이 때 판타지 요소를 사용한 것도 독특한 특징이다. 컬러풀은 다시 한 번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위저드 베이커리는 몽마의 습격이나 타임 리와인더를 통해서 주인공이 아픔을 이겨내는 과정을 그린다. 세상은 그대로 어렵고 힘들어도, 주인공은 전보다 더 세상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으로 자란다.
2. 내용이나 인물상 중 작가의 생각에 동의하기 힘든 요소
위저드 베이커리의 결말이 아쉽다. 전반적으로 ‘선택’과 ‘책임’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소설인데, Y와 N의 두가지 기로에서 주인공의 선택이 별로 부각되지 않았다. 상황에 휘말린 면이 크다. Y의 경우는 시간적 퇴행이고, 현실을 번복할 수도 있다. 앞으로의 현실을 맞서지 않고 회피하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N의 경우는 타임 리와인더를 안먹은 것이 아니라 못먹은 것이었다. 현실과 마주하며 성장하는 주인공을 얘기하는 결말인데, 자기 의지로 안먹는 것을 선택하도록 했으면 더 좋았겠다. 또, 주인공이 마법사의 멱살을 잡는 장면은 멱살을 잡는 것보다 좀 낮은 수위의 행동으로 더 자연스럽게 그리는 게 좋았을 것 같다.
컬러풀은 자살 전과 후에 가족들의 성격이 너무 급하게 변하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가족들이 하나같이 너무 착하고 훈훈하다. 주인공이 자살하는 날 나쁜일이 마구 몰아치는 설정은 우연이 너무 심한 것 같아서 억지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또, 마코토가 본인이었다는 반전이 별로 효과적이지 않았던 것 같다. 다른 삶을 살았던 사람이 마코토의 모습을 통해 자신과 공통점과 차이점을 느끼게 하는 것이 더 좋았을 것 같다. 모든 기억을 잃고, 다른 사람의 삶일 거라고 확신하며 행동했던 주인공이 막판에 모든 기억을 떠올리며 자신이었음을 말하는 설정이 좀 부자연스럽다.
3. 청소년 소설로서 청소년 독자에게 시사를 줄 수 있는 내용
선택을 통한 책임이라는 메시지를 주면서 청소년 독자의 주체로서의 성장을 촉구한다. 부모님의 그늘에서 벗어나서 자신이 직접 선택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한다. 이 때 옳은 선택, 정답이란 건 없다. 최선이 아니라 최악을 피하는 것이다. 일이라는 게 의도했던 대로 잘 풀리기만 하지 않는다는 것을 마법쿠키가 유발하는 부작용을 통해 암시한다.
현실을 직설적으로 얘기하면서, 세상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갖게 한다. 청소년은 자신만에게만 시선이 갇히기 쉬운데, 더 넓은 시선으로 현실에 맞서게 한다. 시선을 주변 사람들로 돌렸을 때, 점장이나 쇼코를 통해 인간 관계에서 소통의 소중함을 느끼게 한다. 또, “나만 힘든 게 아니다”라는 것을 알게 하면서 청소년 독자를 위로하고, 격려한다. 컬러풀에서는 인생이 다양하다는 것, 위저드 베이커리에서는 나의 아픔이 사실 별로 큰 게 아니라는 것을 얘기한다.
또한, 생명의 존엄성을 얘기한다. 컬러풀에서는 자살은 곧 죄라고 얘기한다. 위저드 베이커리에서는 화이트 코코아 파우더의 사용이 낳은 비극을 통해 생명의 무게를 얘기한다.
미루고 미뤄왔던 포스팅.
이젠 정말 임계점에 다다라서.
동시에 2011년 상반기를 떠나보내고, 하반기를 맞이하려 한다 :-) 기쁘게!
그렇게 맘을 다듬다듬 하는 과정에서, 이 두 소설이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왜냐면 이들은 '청소년'을 다루고 있으니까.
언제까지나 '성장'하고픈 나의 맘과 맞닿아 있을거라고 믿어^^!
위저드베이커리는, 베테랑의 손길은 아니지만 나름 신선하다는 느낌.
환상적인 이야기들과, 담고있는 메시지가 좋다
"언제나 옳은 답지만 고르면서 살아온 사람이 어디 있어요.
당신은 인생에서 한 번도 잘못된 선택을 한 적이 없나요?"
당신은 인생에서 한 번도 잘못된 선택을 한 적이 없나요?"
"틀린 선택을 했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게 아니야.
선택의 결과는 스스로 책임지라는 뜻이지.
그 선택의 결과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힘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너의 선택은 더욱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갈 거란 말을 하는 거야."
선택의 결과는 스스로 책임지라는 뜻이지.
그 선택의 결과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힘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너의 선택은 더욱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갈 거란 말을 하는 거야."
기회가 된다면 구병모의 글들을 더 읽어보고싶다. 구병모의 이 말이 좋아서다.
"상처가 나면 난 대로, 돌아갈 곳이 없으면 없는 대로,
사이가 틀어지면 틀어진 대로.
그렇게 흘러가는 삶을,
단지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이 실은 더 많을 터다."
'좋다'는 게 다 '동의'함을 뜻하진 않는다. 난 '회복, 치유, 화해, 성장', 구병모가 무의식적으로 배제했다는 그 것들을 꿈꾼다. 그래서 그의 글들이 궁금해진다.
컬러풀은, 위저드베이커리보다 좋았다 ㅎ.ㅎ
책 표지엔 흰 배경에 연두색 테두리로만 세상이 그려져 있다.
이 소설의 중심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내 내면에 있던 고바야시 집안의 이미지가 조금씩 색깔을 바꿔 갔다.
그것은 검은색인 줄 알았던 게 흰색이더라는 식의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오직 한 가지 색뿐일 줄 알았던 게 잘 보니 참으로 여러 가지 색깔을 숨기고 있었다는 느낌에 가까울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검은색인 줄 알았던 게 흰색이더라는 식의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오직 한 가지 색뿐일 줄 알았던 게 잘 보니 참으로 여러 가지 색깔을 숨기고 있었다는 느낌에 가까울는지도 모르겠다.
검은색도 있는가 하면 흰색도 있었다.
붉은색도 푸른색도 노란색도 있었다.
밝은 색도 어두운 색도.
예쁜 색도 미운 색도.......
각도에 따라서 어떤 색이든 다 보였다."
"이 세상이건 저 세상이건, 사람이건 천사건 모두들 이상한 게 정상이야.
머리가 이상해지고 미쳤어. 그게 정상이라고."
머리가 이상해지고 미쳤어. 그게 정상이라고."
"누구나 다 그래. 여러 색깔의 그림물감을 갖고 있는 거야.
예쁜 색도 갖고 있고 지저분한 색도 갖고 있지."
예쁜 색도 갖고 있고 지저분한 색도 갖고 있지."
"사람이란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가운데에서 누군가를 구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고통을 주기도 하는 법이다.
이 세상이 너무나 컬러풀하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언제나 헤매곤 한다.
어느 것이 진짜 색인지 알 수 없어서.
어느 것이 자기 색인지 알 수 없어서."
"때로는 눈앞이 캄캄해질 정도로 컬러풀한 저 세계. 그 극채색 소용돌이로 돌아가자.
거기서 모두와 더불어 온통 색깔 투성이가 되어 살아가자.
설령 그것이 무엇 때문인지 알 수 없다 하더라도......"
"살아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살아있기만 하면 다시 고칠 수 있다.
살아 있으면 모르던 것도 알게 된다.
그래서 우리들은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