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상세보기 |
"'서로의 영혼으로 떠나는 이런 모험마저 없다면 우리 인생이 너무 무의미하지 않을까?' 너는 영혼, 모험 그리고 의미라는 말을 한 문장 안에 사용하고 있어. 나는 그게 의미심장하다고 생각해."
"뇌에는 소거기능은 없는 것 같아. 우리가 한번이라도 본 것, 들은 것, 경험한 것들은 모두 뇌 어딘가에 기록돼 있을거야."
"사람, 두 종류. 자기만의 벽장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모든 게 얇아. 눈에 보이는 것만 믿지. 그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건 지루하고 피곤해. 그게 나하고 무슨상관, 그게 내게 무슨 득이 돼, 같은 질문만..."
(meendeulle님이 리트윗함)
"속물이 아니라는거지. 널 몇번 만나지는 않았지만, 알 수 있어. 왜 동화같은 데 보면 벽장을 통해 다른 세계로 가는 이야기들 있잖아. 너는 그런 너만의 벽장을 갖고 있는 소년 같아."
"정말 궁금해서 묻는 줄 알았지만, 그저 떠오르는 대로 지껄이는 것. 뻔한 질문만 입력된 사이보그와 대화하는 기분. 그들이 원하는 건 대화가 아니라 그냥 그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그러나 지원은 달랐다. 정말 내가 뭘 원하는지 궁금해하고 있는..."
"우리는 단군 이래 가장 많이 공부하고, 제일 똑똑하고, 외국어에도 능통하고, 첨단 전자제품도 레고블록 만지듯 다루는 세대야. 안 그래? 거의 모두 대학을 나왔고 토익점수는 세계 최고 수준이고 자막 없이도 할리우드 액션영화 정도는 볼 수 있고 타이핑도 분당 삼백 타는 우습고 평균 신장도 크지. 악기 하나쯤은 다룰 줄 알고, 맞아, 너도 피아노 치지 않아? 독서량도 우리 윗세대에 비하면 엄청나게 많아. 우리 부모 세대는 그중에서 단 하나만 잘해도, 아니 비슷하게 하기만 해도 평생을 먹고살 수 있었어. 그런데 왜 지금 우리는 다 놀고 있는거야? 왜 모두 실업자인거야? 도대체 우리가 뭘 잘못한 거지?"
꽤 긴 시간동안 내게 '김영하의 퀴즈쇼'는 단지 저 구절일 뿐이었다.
부산에서 인천으로 오는 버스에서 이 책을 건네받았다. 작가와 제목은 너무 익숙한데, 알고있는 건 딱 저 구절 뿐이라는 답답함을 벗어버리고 싶었다. 그렇게 뒹굴거리며 읽고 읽고.
김영하는 이 소설을 쓰는 내내 이십대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했다고 한다. 이십대 혹은 이십대적 삶에 대한 연민이 이 소설을 시작하게 한 최초의 동기라고 한다. 컴퓨터 네트워크 시대의 성장담이고 연애소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청춘의 찬란한 빛이 언제나 그들과 함께하기를."
나는 이십대다. 나도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세상은 소외로 가득하다. 행복해지려면 소외를 이해하고, 소외를 낳는 이 체제를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사람이 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