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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 생활도서관 서평대회 일등해뜸^^*
http://2010inhall.blog.me/110110936486
미친 등록금의 나라다. 이미 미칠만큼 미쳤다고 생각한 액수다. 더 이상 올라갈 데가 있을까 싶었다. 내렸으면 내렸지. 그런데 또 올랐다. 정말 미쳤다. 제정신으로 이런 상황을 설명할 수 있을까? 최저임금 4320원인 나라에, 1년 등록금이 천 만원이라니.
삶이 팍팍하고 힘들다는 건 다 안다. 조금이라도 더 잘 살아보려고
노력했다. 우리는 중고등학교 시절을 좋은 대학 가기 위해 살았다. 사교육비
펑펑 쓰면서도 ‘좋은 대학 가면 다 보상받을 수 있겠지’ 하고
막연하게 기대했다. 좋은 대학 가면, 좋은 데 취직해서 잘
먹고 잘 놀고 행복하게 살 수 있겠지. 그게 현실적인 삶의 목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과연 그런 목표가 현실적인가.
현실은 이렇다. 대학생은 빚쟁이다.
학자금 대출 받아서 대학 다니고, 빚에 어깨가 짓눌린 채 졸업한다. 졸업해도 일자리가 없다. 청년실업이 심각하다. 그래서 쉽게 졸업할 수 없다. 휴학하고 알바해서 등록금을 번다. 취직해도 빚을 갚기 위해서 꾸역꾸역 살아간다. 사랑하고 행복할 여유도
없다. 이런 게 삶인가 싶다.
분명 잘못된 현실이다. 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가장 슬픈 현실은, “어쩔 수 없는 거 아냐?”, “변화가 가능 하겠어?”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 아무리 힘들고 팍팍해도 내 탓이고, 내가 좀 더 열심히
살면 남들보다 조금은 낫게 살 수 있지 않겠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생각들에 도전한다. 바뀌어야 하는 이유, 바뀔 수 있는 이유를 조목조목 이야기한다. 한 편에는 “등록금을 올려야만 해, 절대 내릴 수 없어”라고 얘기하는 학교와 정부가 있다. 또 한 편에는 “학교와 정부의 말이 맞지”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다.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은 이런 양쪽의 논리 모두와 맞서야 한다. 혼자서는
쉽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은 빛과 같다. 서로서로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서 변화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한다.
“정체를 제대로 알아야 때려 잡든지 말든지 한다”. 어마어마한 액수의
등록금이 ‘괴물’로 표현된다. 어떤 괴물인지 들여다본다. 우리나라의 역사와 철저히 얽혀있다. 해방과 함께 미군정이 사립대를 유치한다. 국가의 지원을 어떻게든
하지 않으려는 방법이었다. ‘대학교육=상품’이라는 논리로 수업 받는 학생이 등록금을 부담하게 한다. 괴물의 탄생, 그 시작부터 잘못됐다는 것이 드러난다. 대학교육의 수혜자는 학생
그 당사자뿐만이 아니다. 국가와 기업, 사회 전체가 수혜를
받는다. 더구나 한국은 자원도 없고 ‘사람이 전부’인 나라라고 하지 않는가.
수많은 통계와 그래프들, 유럽과 일본, 미국 등의 나라와의 비교. 들여다보면 볼수록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의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각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니 그런 비교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다른 나라라고 해도 보편적인 삶의 가치라는 게 있는 거다. 이 책은 ‘사회가 지닌 돈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회가 지향하는 철학의 문제’라고 역설한다. 실제로 국민소득이 지금 우리나라보다 훨씬 못미치는 수준일 때, 무상교육을
도입한 나라가 수두룩하다.
아픈 만큼 치료받고, 필요한 만큼 교육받기. 살아가기 위해 기본적이어야 할 것들을 지키기 위한 확신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돈’의 논리로 우리 삶을 파괴하려는 자들과 맞서기 위해 꼭 필요한
논리들을 갖추게 하는 무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