奧宣曦 : starry miaow : SUNNY :-)

윤동주

숨통 l 2011. 5. 30. 11:32






http://history.khan.kr/420







비로소 내가 사람으로서
사람들과 살아가고 있다 


수능보기위해서 살 때는 사람이 아니었고 사는 게 아니었다
윤동주도 백석도 사람으로 느낄 여유가 없었다




이렇게나 좋은데 !!ㅠ_ㅠ


3점짜리, 4점짜리 문제 속의 한귀퉁이 존재로 쑤셔박다니....아오










수능이라는, 대입이라는 
짓누르는 무거움 내려놓고

소통하자. 윤동주와, 나와




또 다른 고향


고향에 돌아온 날 밤에

내 백골이 따라와 한방에 누웠다

어둔 방은 우주로 통하는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 속에 곱게 풍화작용하는

백골을 들여다보며

눈물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

백골이 우는 것이냐?

아름다운 혼이 우는 것이냐?


지조 높은 개는

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

어둠을 짖는 개는

나를 쫓는 것일게다


가자가자

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백골 몰래

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에 가자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자화상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 집니다

도로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흰 그림자


황혼이 짙어지는 길모금에서

하로종일 시들은 귀를 가만히 기울이면

땅검의 옮겨지는 발자취소리


발자취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나는 총명했든가요


이제 어리석게도 모든 것을 깨달은 다음

오래 마음 깊은 속에

괴로워하든 수많은 나를

하나, 둘 제 고장으로 돌려보내면

거리모퉁이 어둠 속으로

소리없이 사라지는 흰 그림자


흰 그림자들

연연히 사랑하든 흰 그림자들


내 모든 것을 돌려보낸 뒤

허전히 뒷골목을 돌아

황혼처럼 물드는 내 방으로 돌아오면


신념이 깊은 의젓한 양처럼

하로종일 시름없이 풀포기나 뜯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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