奧宣曦 : starry miaow : SUNNY :-)

청중이 뚜렷한 글

- * l 2011. 1. 12. 03:51
잘지내시나요? 요즘넘춥죠ㅠㅠ감기조심하세요!!
요즘 새내기맞이포럼 미니맑시즘 준비하고있는데, 참 시간이 빠르다는 생각을 하면서.. 작년 새내기맞이 강연회때 열심히 참가하셨던 게 특히 생각이 나서 메일 드려요!^,^
그때 뒷풀이에서 호종씨랑 잘 대화가 안풀렸던 거, 책읽기모임 흐지부지된 거, 유시민관련 얘기도 마무리 안된 거.. 다들 넘 아쉽네요!

저를 돌아보면 참 이래저래 부족한 점이 많았네요.  제 부족한 점이 가장 큰 이유였겠지만 어쨌든 적지않은 대화 하면서 아쉬웠던 점이 참 많았어요. 그래서 조금이나마 이렇게 메일로 전달해보려고 합니다!



1.
우선, '행동, 실천, 운동 ...'에 관한 것!

제게 '다함께 활동'과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 가르치는 것'이 세상을 바꾸는 데에 똑같이 영향주지 않냐고 하셨었죠. 그러면서 제가 진로를 '활동'으로 결정하려는 것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지셨던 것 같네요

일단, 저는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 가르치는 것, 책쓰고 강연하는 것. 정말 값지고 중요한 일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진보적인 선생님들의 투쟁에 연대하고, 선생님들과 대화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고, '책갈피출판사'를 통해서 열심히 책 내고, 맑시즘도 열고...하는 것이죠!

'행동, 실천, 운동..'이라는 것을 집회하는 것, 파업하는 것...으로 좁게 생각하고 계신건 아닐까 생각이 되는데,
저는 지금의 자본주의 체제에 맞서기 위한 모든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사람들과 대화의 방법으로든, 강연이나 책으로든 다방면으로 필요하죠



사실 제가 선생님이 되고싶다고 처음 생각한 건, 일제고사에 맞서 싸우는 최혜원선생님을 보고나서였어요. 입시중심의 우리나라 학교에서, 앵무새처럼 교실 번갈아가며 들어가서 학습내용 반복하는 선생님들을 많이 봐왔는데. 최혜원선생님을 보면서 선생님도 저렇게 지금 현실에 순응만 하는 모습이 아닐 수 있구나, 불의에 맞서 싸울 수 있구나! 를 느낀 거죠

그럼에도 제가 지금은 원래 전과한 이유, 교직이수해서 선생님 되겠다는 생각을 접어가고 있는 것은 불의에, 이 체제의 모순에 맞서 싸우면서 사는 것이 내게 제일 행복을 줄 것이라는 판단때문이에요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과 대화하고,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것도 행복할테지만 일단 선생님이 되기까지의 과정, 수험기간을 견뎌내고싶지 않고(이미 고입, 대입으로 지긋지긋)
선생님이 되어도 쏟아지는 실무때문에 지치는 경우가 적지않다는 것을 들었죠.



어쨌든 제생각에 핵심은, 이 체제를 살면서 사람들은 두가지 경험을 한다는 거라고 생각해요.
하나는, 이 체제와 어긋나지 않게 사는 것
다른 하나는, 이 체제와 맞서 싸우는 경험을 하는 것. 이 경험의 대표적인 것으로 노동자분들의 투쟁을 들 수 있죠.


('공산당선언' 같이 읽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아직 실행하지 못해서 아쉬운데요, 혹시 의지와 시간이 있으시다면 앞으로 언젠가 함께 봤으면 좋겠어요
그린비에서 나온 그 책으로 골랐던 이유는 그 앞뒤에 붙은 내용들 때문이 아니라, 하늘색 종이로 된 원전부분의 번역이 다른 번역들보다 좋다고 해서 고른 거였고요!)

맑스가 지금껏 모든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라고 한 것, 봉건시대의 영주-농노의 생산관계를 지나서 자본주의에는 자본가-노동자의 생산관계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 것이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지금의 자본주의에서 '노동자'라는 존재가 자본주의에서 피억압계급을 대표한다고 생각하고요

'이 체제와 맞서 싸우는 경험' 중에 '노동자분들의 투쟁'이 대표적인 이유에대해서 나름 설명해보려고 했습니다.


"처음에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나서 남편이 “회사 상태가 너무 안 좋다. 정리해고가 될 것이다.” 이런 얘기를 할 때까지만 해도 저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른 일자리를 찾으면 되겠지, 젊은 우리 둘 같이 힘 합쳐서 살면 이 아이들 못 키우면서 살겠느냐’ 그런 안일한 생각이었습니다. ‘남편이 이제 7년차밖에 되지 않았는데, 설마 자르겠느냐’ 그런 생각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바보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남편과 함께 이 파업에 동참하면서 저는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파업은 노동자의 학교라는 말을 합니다. 처음에는 그 의미가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하지만 파업을 같이 하면서 동지라는 말이 무엇인지, 연대라는 말이 얼마나 뜨겁고 절절한 단어인지 이제 알 것 같습니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동참을 하고 연대하러 오시는지, 왜 모두가 쌍용차 문제가 쌍용차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의 모든 노동자들의 문제라고 얘기를 하시는지 이제는 그 의미를 알 것 같습니다."

-이건 쌍용차 가족대책위 이정아대표의 연설 일부분이고요 (전문은 http://www.left21.com/article/6845)




"25일간 투쟁이 끝나고 돌아봤을 때 어느 순간 내가 많이 바뀌었구나 느끼죠. 처음에는 정규직 될 생각으로 싸웠는데 지금은 자본가가 바뀌지 않는 한 평화가 오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정말 많이 바뀐 것 같아요. "

-이건 얼마전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의 노동자분 인터뷰 내용이에요 (전문 http://left21.com/article/9059)



저는 이런 '체제와 맞서 싸우는 경험'이 스스로를 변하게 하기 때문에 정말 값지다고 생각해요. 이런 경험들을 공유하는 '레프트21'같은 신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기도 하죠.
언젠가 얘기했던, '진중권이 투쟁을 포기하고 해외로 갔던 것'이 아쉬운 것도 그 때문이죠. 진중권이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을 시도하는 중앙대 당국과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스스로 변하는 경험을 했을지도 모르니까요.







2.
유시민은 2012년 한나라당의 대선당선을 막아보자, 한나라당빼고 다 연합하자, 고 했죠. 이명박이 정말 어처구니가 없고 끔찍한 짓을 많이 했으니, 어떻게든 막아보자! 하는 정서가 파다한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박근혜조차 복지운운하며 "내가당선한다"라는 냄새를 풀풀 풍기니까 더 불안하죠

하지만 저는 그런 '한나라당빼고 다 연합'이 대안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금의 사회에 '선거'가 존재한다는 것이 '누군가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정치인을 당선시키면 사회를 바꿀 수 있다'라고 생각하게 하지만요.
그래서 유시민도 '국가'에 관한 책을 쓰고있다고 하던데.. 자신의 꿈이 '진보세력이 국가권력을 잡아서 사회를 더 낫게 하는 것'이라고 했죠 (정확한 표현은 기억이 안나지만)


그런데 자본주의에서 국가는 중립적일 수 없다, "현대의 국가 권력은 전체 부르주아지의 공동 사업을 관장하는 위원회에 지나지 않는다"가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유시민이 그때 강연에서 '국가가 세가지 성격을 지닌다'라고 하면서 그 셋중 하나로 맑스의 국가관을 얼핏 얘기했는데,
그렇게 언급했다고 하더라도 결국 뒤에 가서 '국가권력을 누군가 잡아서 바르게 이끌 수 있다'라고 한 것은 앞의 말을 부정한 것이죠

그래도 그렇게 연결시킨 맥락은 있다고 생각해요
그건 맑스의 국가관이 아니라 러시아 혁명 이후, 스탈린의 반혁명을 통해서 국가자본주의로 전락한 소련사회를 염두에두고 말한 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왜냐면 맑스는 노동계급이 지금 자본주의의 국가기구를 분쇄하고 새로운 권력기구를 세워야한다고 했지,
스탈린처럼 국가의 관료가 되어서 권력을 휘두루는 것이 대안(사회주의,공산주의)이다라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에고..지금 글을 쓰면서도 참 제 표현력 부족이 절실히 느껴지는데요
다시말하면

사회주의, 공산주의에 대한 오해가 정말 많아요. 유시민에게 뿐만 아니라..
아 참고로 유시민도 한때 혁명을 꿈꿨지만, NL(민족주의 좌파) 정치를 갖고있었어요
우리나라에 NL과 PD(민중민주)라는 운동 세력이 있는데, 이 둘 모두 스탈린주의에서 비롯했죠
NL은 북한이 대안이라고, PD는 소련이 대안이라고 생각하며 등장한 세력인데 그 때의 북한, 소련 모두 국가자본주의로 전락한 스탈린주의 국가였죠

스탈린주의란 사회주의를 참칭하며 스스로 국가자본주의 지배계급이 된 옛 소련 관료의 이데올로기였다. 내전을 겪고, 국제혁명도 (서구 사회민주당들의 배신과 신생 공산당들의 미숙함 때문에) 패배한 상황에서 볼셰비키당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소비에트 러시아 내에서 국가권력을 상실할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국제 노동자 혁명의 이념과 목표에 충실할 것인가, 아니면 국가권력을 고수하고 국제혁명의 이념과 목표를 포기할 것인가. 스탈린주의는 후자 선택의 산물이었다. 즉, 스탈린주의의 핵심은 한나라에서도 계급 없는 사회주의 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는 '일국사회주의'론이다.
-다함께 소책자 개량주의와 변혁전략 中

저는 후자를 선택한 스탈린이 아니라, 국제 노동자 혁명이 옳은 대안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과거 유시민은 스탈린주의의 일환인 NL정치를 갖고있었던 것이고, 그래서 맑스주의의 국가관을 오해한 거죠.
그리고 지금은 그런 잘못됐던 혁명적 사상을 버린 거고요.



3.
국가가 중립적이지 않다는 것. 지금의 체제에서 권력의 핵심은 자본가계급이라는 것.
이것이 민주대연합(한나라당 빼고 다 합치자)이 대안이 될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라고 생각해요.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마찬가지로 자본가계급에 기반을 두고있기 때문에 노동계급 정당과 함께했을 때 서로 발목잡는 구실만 하게 될 것이 뻔하죠.
민주당이 최근에는 엄청 진보적인 척 하지만, 노동자 투쟁이 벌어지는 곳마다 찾아와서 투쟁을 깨뜨리고있죠.
4대강같은 문제에서도 뭔가 하는 척만 하고 실제로 하는 건 없잖아요

그래서 민주당과의 동맹이 '1+1=2'의 산술적인 효과를 낼 수 없다고 생각해요. 서로 반대방향으로 달려가려는 말들이 하나의 마차를 끌 수 없는 것처럼요.

"유시민이 책도 쓰고, 강연도 하고, 학생들의 등록금투쟁, 노동자의 노동자투쟁 다 필요하다고 했다, 선거로만, 국회안의 정치로만 모든 것을 하자고 하지 않았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요(제 기억이 맞나요?)
아무리 그렇게 말했다고 해도, 적대계급끼리 선거연합 하자는 것 자체가 선거중심주의의고, 선거적 실리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는거죠.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이 동맹했을 때, 자본가계급은 어떻게든 노동계급의 투쟁을 저지시키고 가라앉히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진보진영의 단결이 필요하지만, 적대계급(자본가계급)까지 연합할 수 는 없다고 생각하고요,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등이 이미 나름의 원칙과 강령을 갖고있는 세력들이기 때문에,
 구체적이고 명확한 공동요구를 중심으로 공동행동을 하는 방식의 연합이 필요하다고 봐요.
그 요구는 예를들면 국가보안법 폐지, 실업수당 지급, 무상의료, 무상교육...등등이 될 수 있겠죠


민주당 빼고, 국민참여당(친자본가 자유주의정당) 빼면 너무 소수이고 힘이 없지 않을까,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오히려 자본계급 정당과 노동계급 정당이 함께 했을 때 추진할 친자본적 정책들이 오히려 사람들에게 '대안이 없다'라는 절망을 안겨줄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의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경험하면서 환멸을 느끼고, 이명박이 당선한 것처럼요

하지만 이명박은 당선하자마자 촛불로 엄청난 위기를 맞았고,
점점 레임덕이 심해질텐데 앞으로 또 어떤 대중행동이 일어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투쟁은 계속 벌어지고 있죠, 기륭전자 동희오토의 승리와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 그리고 최근에는 홍대 미화노조 투쟁까지
더 나은 삶을 바라는 사람들이 이런 투쟁을 보면서 힘을 받고있다고 생각해요. 

정의란 무엇인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가 베스트셀러가 된 것도 지금 사람들이 진보를 바라는 염원을 보여주고 있고,
진보정당이 괜히 민주당과 연합하려다가 요구를 후퇴시키지 않을 때, 사람들에게 진정한 대안으로 비춰질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겠죠





아무래도 서로의 생각을 왔다갔다 대화하는 게 아니라
제 머릿속에서 상대방의 주장을 상정하고 글을 쓴 거라서 
읽으면서 뭔가 더 답답해지실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긴 하는데요^^;

앞으로도 언제든 진지한 대화 나눴음 좋겠습니다!
이번 25~27일 미니맑시즘 오셔서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면 좋을 듯!ㅎㅎ

http://marxism.or.kr/mini2011






- 머리속에 구체적 청중을 그리면서 글을 쓰는 것이 글쓰기 연습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많이써야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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