奧宣曦 : starry miaow : SUNNY :-)







박노해 시인.
그의 이름 '노해'는 '노동 해방'의 줄임말이라고 들었다.
'노동의 새벽'이라는 시를 고등학교 때 얼핏 접한 적이 있는 것 같긴 하지만 그다지 기억에 남아있진 않았다..
(고등학교 때 배웠던 모오든 것들이 수능이 끝남과 동시에 머릿속에서 날아가버린 것 같아ㅠㅠ)

대신,
노래사랑 동아리방에서 악보책을 뒤적거리다가 '작사 박노해'라는 글을 꽤 본 것 같다.
특히 좋아하고 즐겨부르는 '이 길의 전부'라는 노래도 박노해씨의 글이란다.

이렇게 글을, 시를 쓰는 분으로 알고있던 박노해씨의
사진전이 열리고있다는 소식을 얼마전에야 알았다.
더 빨리 알았으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함께할 수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을 안고
오랜만에 만난 고등학교때 친구(꽈꽈기♥)와 다녀왔다 :-)






약도하나 손에들고 처음가는 곳을 찾아갈 때는 항상
보물찾기를 하는 것처럼 두근두근 설렌다

어디지~_~ 하다가
여기닷!


할 때의 반가움이란~
정말 보물이라도 찾아낸 듯 기쁘다*







햇살은 따사로운데 바람이 차서
손이 시린 날이었다.
그래서 전시장에 발을 들여 놓고도 덜덜 거리고 있었는데
따스한 차 한잔을 손에 쥐어주셨다




중동 지방의 전통 차, 샤이.
달달~하니 참 맛있었다.

멀게만 느껴졌던 중동,
나와는 너무나 다르게만 느껴졌던 그 곳의 사람들이었는데

달콤한 샤이를 홀짝홀짝 하면서
찬찬히 걸으며 사진들을 보며
그 곳을, 그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농사를 짓고, 빵을 굽고, 물고기를 잡는 그들이 문득
친구처럼, 이웃처럼, 가족처럼 친근하게 느껴졌다.

총성이 울리는, 긴장과 위험이 가득한 그곳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그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사진속의 아이들은 너무나도 예뻤다.
그 고통속에서도 천진한 웃음을 지어보이는 게 기특했고,
눈물을 떨굴 것 같은 눈속에 빠져들어갈 것 같았다.
기품이 돋보이는 아이도 있었다. 표정이 참 묘하다.
어린나이에 세상의 힘듦을 다 알아버렸지만,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듯 시크하게.










박노해님이 오셔서 한 분 한 분 따스하게 눈을 맞추고, 손을 맞잡고, 글을 적어주시기 시작했다.
나와 꽈꽈기도 줄을서서 두근두근 기다렸다.




모든 사람에 진심을 다하는 분이구나, 하는 게 느껴졌다.
라 광야가 오랫동안 가물어있다가, 몇 달만에 비가 내리고, 무지개가 뜨면
그토록 평화롭고 아름다운 때가 또 없다고 하셨다. (정확히 이런 표현은 아니었지만^^;)
그런 무지개처럼~! 


너무 온 힘을 다해 한 사람 한 사람을 대하시다보니 이렇게 깜찍한 실수도 하신 듯 헤헤
'님'에서 'ㄴ'과 'ㅁ'이 바뀌어서 '민'이 되어버렸당 으하하





글씨체도 그 분처럼 참 아름답다.










그동안 미국의 이라크, 아프간, 파키스탄 등의 전쟁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전쟁을 끝내고싶다, 끝내야한다 머리로 생각했던 게 강했던 것 같다.
이번 사진전을 통해서 위에만, 머리에만 있던 것이 마음으로 조금은 내려온 것 같다.
비어있던 마음이 채워진 느낌이다.










북적북적 전시장에 좋은 분들이 많이들 계신 것에도 마음이 든든했다.
'이 길의 전부' 노래 가사에서처럼 '좋은 이들과 함께 한다는 건 내가 걸어가는 이길의 전부'.


전쟁이라는 파괴적이고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것.
지금 내 곁에서 열심히 뚜벅뚜벅 걸어가고계신 많은 분들이 없었더라면
마냥 체념하고, 포기하고, 좌절했을지도 모른다. 전쟁이란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고 치부해 버렸을지도.

하지만 내 곁엔 좋은 이들이 가득가득!
용기내어, 맞서 싸워서
전쟁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더 열심히 걸어가야겠지 :-)*



http://www.ra-wilderness.com/
라 광야 '빛으로 쓴 시' 박노해 초대전
게시판에도 좋은 글들이 가득가득^^
[-대화]들엔 주옥같은 질문과 답변들이!






BLOG main image
奧宣曦 : starry miaow : SUNNY :-)
충분하게, 깊게, 차분하게
by 빛냥

공지사항

카테고리

전체보기 (110)
사진 (1)
음악 (21)
다짐 (9)
세상 (9)
숨통 (16)
책들 (9)
냥이 (5)
:-) (0)
- * (29)
DNS(2012,8,6~ (8)
스크랩 (2)

달력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